ㆍ작성일 2005-07-20 (수) 14:41
“이번 성경학교에는 어떤 선물을 사야하나? 집에서 사주는 것만큼 좋은걸 줄 수도 없고 성경동화책 종류는 가격도 비싸고 아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텐데…. 예산도 넉넉지 않은데 사야할 품목은 많고…”
여름성경학교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수료식’에 쓰일 선물 준비에 고심인 S교사.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동료 교사와 함께 기독교백화점을 찾았지만 이 ‘일’이 쉽지 않음을 예상하고 있다.
넉넉지 않은 예산, 사야할 품목은 많고
넉 넉지 않은 예산에 맞춰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도 버거운데 올해는 인형극 전문 강사를 초빙해 강사료까지 책정했고 그러다 보니 ‘남은 돈’으로 선물 준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 S교사는 사야할 선물 품목을 몇번이나 헤아려보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건 마찬가지다.
준비해야 할 선물은 8여 종. 개근상, 새벽기도상, 모범상, 단체상, 새신자상, 전도상, 기념상, 찬양율동상 등. 한번이라도 출석한 어린이에게 주는 기념상은 저렴한 가격에 맞춰야 하고 새신자상과 전도상은 각별히 신경 써야할 품목이다. 평균 30명 정도가 출석하는 J교회 아동부의 올해 여름성경학교 총예산은 100만원. 그 중에 선물 구입에 쓸 수 있는 돈은 7만원 뿐이다. 이 돈으로 5~60여 물품을 사야 하는 S교사는 눈이 가는 곳에 손은 갈 수 없는 현실이 착잡하기만 하다. “이제 선물로 아이들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시대는 갔다”는 목소리도 있으나 한 동네에만 교회가 2~3개가 되는 상황에서 “주변 교회에서 해 주는 것만큼은 줘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것이 교회학교의 실질적인 상황이다.
매년 비슷한 상품, 한정된 종류
기 독교 서점은 문구세트, 색연필, 크레파스, 노트, 연필깎이 등 학용품과 십자가 목걸이, 스티커, 액자 등 악세사리 그리고 성경책, 기독 서적, 찬양 테잎 등 기독교관련 물품 등 크게 세 가지 부류의 용품을 구비하고 있다. 어림잡아 30여 개의 물품이 가득했지만 매장 내를 꼼꼼히 돌아본 S교사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에 나왔던 물건과 그다지 달라진 게 없기 때문.
‘기독교서회’ 종로점의 최은주 사원은 “기독교 용품 관련 업체들이 매년 새로운 물품을 내놓고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거의 바뀌는 게 없다”면서 “거의 비슷한 용품이 포장만 바뀌어서 나온다거나 이름만 바뀌어서 나온 것도 부지기수로 이렇게 물건이 바뀌지 않으니 여름성경학교 시즌 매출이 점점 줄고 있다”고 말한다.
‘인천영광기독교백화점’은 최근 여름성경학교 선물을 준비하는 교사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는데 “비교적 예산이 넉넉한 교회는 기념 티셔츠나 가방 등을 선물하고 대부분의 교회는 1000~1500원 선에서 학용품이나 십자가 목걸이, 야광볼펜 등을 많이 찾는 등 교사들이 선택하는 물품의 종류는 거의 정해져 있다”고 한 직원은 설명한다.
매장을 몇 바퀴 돌던 S교사, 기념상은 부채로 결정하고 모범상은 사인펜 세트, 새벽기도상은 줄넘기, 개근상은 문구세트, 찬양율동상은 선풍기로 결정했다. 새로 나온 학생과 전도한 학생에게는 우산과 성경만화 CD를 선택했다. 어렵게 구입한 물건을 들고 나서는 데 떠오른 생각, ‘지난해 선물과 거의 비슷하잖아….’
동대문 문구점 VS 기독교 서점
보 통 기독교서점은 10~20% 정도 할인을 해주고 서울 동대문 문구 상가는 30%, 단골이나 대량으로 구입한 경우 40%까지도 할인을 해 줘 훨씬 싸게 살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S교사가 기독교백화점을 선택한 이유는 “작은 것을 주더라도 메시지가 담긴 것을 주기 위해서”였다. 기독교 서점은 일반 문구점에 비해 가격 면에서 비싸지만 성경구절이나 성경인물 등이 물품에 프린팅 되어있어 일반 상품과는 차이가 있다. 교회에서는 주로 학생들이 자주 쓰는 학용품을 선물하기 때문에 이 물건들을 자주 접하며 잠시나마 말씀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생명의말씀사’ 광화문 지점에 올해 가장 인기 있다는 미니선풍기에는 성경구절이 인쇄되어 있고 단체로 구입할 경우 1800원 선이다. 기념품으로 가장 많이 나가고 있는 부채는 300~500원으로 다윗이나 아브라함 등 성경인물이 그려진 것도 있고 사도신경, 주기도문이 새겨진 것도 있다. 반면 동대문 문구 거리의 ‘리빙하우스’에서 판매하는 단색의 미니선풍기는 1500원, 로봇 그림 및 만화 주인공이 그려진 부채는 200~300원 정도다. 리빙하우스의 한 직원은 “교회에서 물건을 사면 교회 이름을 인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럴 경우 100개 이상 가능한데 5천원~1만원 정도의 인쇄비가 추가된다.
매년 동대문 상가에서 성경학교 물품을 구입한다는 L교사의 “같은 물건이라도 훨씬 싸게 구입할 수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칼라 고무세트, 매직모래 등 다양한 물건을 할인해서 살 수 있다”라는 말에, 교회 근처 기독교백화점을 애용한다는 Y교사는 “교회에서 24색 크레파스를 선물 받는다면 집에서는 48색, 72색 크레파스를 사주는 시대다. 웬만한 물건은 오히려 학부모들이 싫어하더라”라며 “믿는 가정에서도 기독교서점에 직접 찾아가 자녀의 물품을 사는 일은 거의 드물기 때문에 교회에서 주는 선물은 말씀 공부와 신앙 훈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세상 것과 차별화 된 물품이 좋다”고 반박한다.
내용도 있고 구미에 맞는 물품을…
대한기독교교육협회의 유용준 장로는 애니메이션 성경 CD나 성경게임 CD 등 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어린이들이 즐겨 쓸 수 있는 물품을 권한다. 한 장당 1만원 정도로 비교적 고가이긴 하지만 컴퓨터 없는 학생들이 없을 정도로 대중화되어 있고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어린이가 많은 요즘에 기독교 메시지를 담은 CD를 선물하면 재미와 말씀을 동시에 전할 수 있다는 것.
한편 기독교물품전문업체 ‘섬김과 나눔’에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에 성경말씀을 접목하여 최근 출시한 ‘성경암송카드’는 현장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캐릭터가 새겨진 카드에 인물의 주요 공격 기술과 점수가 매겨져있고 이를 대결, 높은 점수의 카드가 이기는 식으로 몇 년 사이 어린이들 사이에 유행처럼 퍼져있는 카드놀이에서 모티브를 딴 ‘성경암송카드’는 캐릭터를 성경 인물로, 공격기술을 말씀으로 바꾸고 홀로그램 카드를 첨가하는 등 다양하게 구성해 `암송왕'을 유도하는 것으로, 다소 저렴한 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섬김과 나눔’의 이주은 대리는 “학생들이 카드를 항상 소지하고 있는 것처럼 성경 말씀을 삽입한 카드를 가까이 접하면 자연스럽게 말씀을 읽게 될 것이고 여기에 게임의 방식을 적용하여 ‘누가 더 많이 외우나’를 겨루다 보면 말씀을 암송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여름성경학교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열심히 참가한 어린들의 손에 들려질 선물은 세상 것을 좇는 화려하고 값비싼 것도 아닌, 어린이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흥미로운 것도 아닌 교사의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것이 최고”라고 말하는 유용준 장로의 말처럼 선물의 종류에 연연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사랑과 교사의 관심을 전달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으로 막바지에 다다른 성경학교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정선주 기자
“이번 성경학교에는 어떤 선물을 사야하나? 집에서 사주는 것만큼 좋은걸 줄 수도 없고 성경동화책 종류는 가격도 비싸고 아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텐데…. 예산도 넉넉지 않은데 사야할 품목은 많고…”
여름성경학교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수료식’에 쓰일 선물 준비에 고심인 S교사.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동료 교사와 함께 기독교백화점을 찾았지만 이 ‘일’이 쉽지 않음을 예상하고 있다.
넉넉지 않은 예산, 사야할 품목은 많고
넉 넉지 않은 예산에 맞춰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도 버거운데 올해는 인형극 전문 강사를 초빙해 강사료까지 책정했고 그러다 보니 ‘남은 돈’으로 선물 준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 S교사는 사야할 선물 품목을 몇번이나 헤아려보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건 마찬가지다.
준비해야 할 선물은 8여 종. 개근상, 새벽기도상, 모범상, 단체상, 새신자상, 전도상, 기념상, 찬양율동상 등. 한번이라도 출석한 어린이에게 주는 기념상은 저렴한 가격에 맞춰야 하고 새신자상과 전도상은 각별히 신경 써야할 품목이다. 평균 30명 정도가 출석하는 J교회 아동부의 올해 여름성경학교 총예산은 100만원. 그 중에 선물 구입에 쓸 수 있는 돈은 7만원 뿐이다. 이 돈으로 5~60여 물품을 사야 하는 S교사는 눈이 가는 곳에 손은 갈 수 없는 현실이 착잡하기만 하다. “이제 선물로 아이들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시대는 갔다”는 목소리도 있으나 한 동네에만 교회가 2~3개가 되는 상황에서 “주변 교회에서 해 주는 것만큼은 줘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것이 교회학교의 실질적인 상황이다.
매년 비슷한 상품, 한정된 종류
기 독교 서점은 문구세트, 색연필, 크레파스, 노트, 연필깎이 등 학용품과 십자가 목걸이, 스티커, 액자 등 악세사리 그리고 성경책, 기독 서적, 찬양 테잎 등 기독교관련 물품 등 크게 세 가지 부류의 용품을 구비하고 있다. 어림잡아 30여 개의 물품이 가득했지만 매장 내를 꼼꼼히 돌아본 S교사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에 나왔던 물건과 그다지 달라진 게 없기 때문.
‘기독교서회’ 종로점의 최은주 사원은 “기독교 용품 관련 업체들이 매년 새로운 물품을 내놓고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거의 바뀌는 게 없다”면서 “거의 비슷한 용품이 포장만 바뀌어서 나온다거나 이름만 바뀌어서 나온 것도 부지기수로 이렇게 물건이 바뀌지 않으니 여름성경학교 시즌 매출이 점점 줄고 있다”고 말한다.
‘인천영광기독교백화점’은 최근 여름성경학교 선물을 준비하는 교사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는데 “비교적 예산이 넉넉한 교회는 기념 티셔츠나 가방 등을 선물하고 대부분의 교회는 1000~1500원 선에서 학용품이나 십자가 목걸이, 야광볼펜 등을 많이 찾는 등 교사들이 선택하는 물품의 종류는 거의 정해져 있다”고 한 직원은 설명한다.
매장을 몇 바퀴 돌던 S교사, 기념상은 부채로 결정하고 모범상은 사인펜 세트, 새벽기도상은 줄넘기, 개근상은 문구세트, 찬양율동상은 선풍기로 결정했다. 새로 나온 학생과 전도한 학생에게는 우산과 성경만화 CD를 선택했다. 어렵게 구입한 물건을 들고 나서는 데 떠오른 생각, ‘지난해 선물과 거의 비슷하잖아….’
동대문 문구점 VS 기독교 서점
보 통 기독교서점은 10~20% 정도 할인을 해주고 서울 동대문 문구 상가는 30%, 단골이나 대량으로 구입한 경우 40%까지도 할인을 해 줘 훨씬 싸게 살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S교사가 기독교백화점을 선택한 이유는 “작은 것을 주더라도 메시지가 담긴 것을 주기 위해서”였다. 기독교 서점은 일반 문구점에 비해 가격 면에서 비싸지만 성경구절이나 성경인물 등이 물품에 프린팅 되어있어 일반 상품과는 차이가 있다. 교회에서는 주로 학생들이 자주 쓰는 학용품을 선물하기 때문에 이 물건들을 자주 접하며 잠시나마 말씀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생명의말씀사’ 광화문 지점에 올해 가장 인기 있다는 미니선풍기에는 성경구절이 인쇄되어 있고 단체로 구입할 경우 1800원 선이다. 기념품으로 가장 많이 나가고 있는 부채는 300~500원으로 다윗이나 아브라함 등 성경인물이 그려진 것도 있고 사도신경, 주기도문이 새겨진 것도 있다. 반면 동대문 문구 거리의 ‘리빙하우스’에서 판매하는 단색의 미니선풍기는 1500원, 로봇 그림 및 만화 주인공이 그려진 부채는 200~300원 정도다. 리빙하우스의 한 직원은 “교회에서 물건을 사면 교회 이름을 인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럴 경우 100개 이상 가능한데 5천원~1만원 정도의 인쇄비가 추가된다.
매년 동대문 상가에서 성경학교 물품을 구입한다는 L교사의 “같은 물건이라도 훨씬 싸게 구입할 수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칼라 고무세트, 매직모래 등 다양한 물건을 할인해서 살 수 있다”라는 말에, 교회 근처 기독교백화점을 애용한다는 Y교사는 “교회에서 24색 크레파스를 선물 받는다면 집에서는 48색, 72색 크레파스를 사주는 시대다. 웬만한 물건은 오히려 학부모들이 싫어하더라”라며 “믿는 가정에서도 기독교서점에 직접 찾아가 자녀의 물품을 사는 일은 거의 드물기 때문에 교회에서 주는 선물은 말씀 공부와 신앙 훈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세상 것과 차별화 된 물품이 좋다”고 반박한다.
내용도 있고 구미에 맞는 물품을…
대한기독교교육협회의 유용준 장로는 애니메이션 성경 CD나 성경게임 CD 등 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어린이들이 즐겨 쓸 수 있는 물품을 권한다. 한 장당 1만원 정도로 비교적 고가이긴 하지만 컴퓨터 없는 학생들이 없을 정도로 대중화되어 있고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어린이가 많은 요즘에 기독교 메시지를 담은 CD를 선물하면 재미와 말씀을 동시에 전할 수 있다는 것.
한편 기독교물품전문업체 ‘섬김과 나눔’에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에 성경말씀을 접목하여 최근 출시한 ‘성경암송카드’는 현장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캐릭터가 새겨진 카드에 인물의 주요 공격 기술과 점수가 매겨져있고 이를 대결, 높은 점수의 카드가 이기는 식으로 몇 년 사이 어린이들 사이에 유행처럼 퍼져있는 카드놀이에서 모티브를 딴 ‘성경암송카드’는 캐릭터를 성경 인물로, 공격기술을 말씀으로 바꾸고 홀로그램 카드를 첨가하는 등 다양하게 구성해 `암송왕'을 유도하는 것으로, 다소 저렴한 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섬김과 나눔’의 이주은 대리는 “학생들이 카드를 항상 소지하고 있는 것처럼 성경 말씀을 삽입한 카드를 가까이 접하면 자연스럽게 말씀을 읽게 될 것이고 여기에 게임의 방식을 적용하여 ‘누가 더 많이 외우나’를 겨루다 보면 말씀을 암송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여름성경학교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열심히 참가한 어린들의 손에 들려질 선물은 세상 것을 좇는 화려하고 값비싼 것도 아닌, 어린이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흥미로운 것도 아닌 교사의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것이 최고”라고 말하는 유용준 장로의 말처럼 선물의 종류에 연연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사랑과 교사의 관심을 전달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으로 막바지에 다다른 성경학교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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